마음속으로만 간다간다하면서 미루고 있었던것이 지리산종주였다.

정확히 말하면 종주..그런거엔 관심없고지리산 능선에서 한가롭게 앉아 쉬는것이었다.

시원한 바람소리, 푸른 하늘, 뭉게 구름...벤치에 앉아 요런걸 맘껏 느끼고 싶은 마음이었지.

이번에는 혼자 가는거라 고민이 있었다.

먹는걸 어떻게 한다...

코펠,버너등을 싸갖고 가야하나...그러기엔 짐이 많아질듯하다..그리고 혼자 밥해먹기도 귀찮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래 보이는것처럼 소세지를 한끼 3개식, 3박4일예정이니깐 여덟끼..음..그럼 24개의 소시지만 있음 되겠군.

혹시나 몰라 추가로 여분의 소시자와 간식거리.

이걸로 준비는 마쳤다.


계획은 수원에서 9:30(8:30이었는지 며칠 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분 구례구역 기차를 탈 예정이었지만,

또다시 시간이 많을줄 알고 어영부영하다 놓치고 말았다.

어쩔수 없이 한시간 더 기다려 탑승. 어차피 시간 많으니 늦어도 관곈 없다.


구례구역에 도착하니...흠..내가 생각하는 그런곳이 아니더군.

역을 빠져나오면 뭔가 왁자지껄하고 아무데서나 버스타면 노고단으로 바로갈줄 알았는데..

너무 썰렁하다.

노고단으로 가기 위해선 버스터미널까지 가야하더군..결국 택시타고 터미널로.

시간이 많으면 화엄사나 기타 둘러볼데 없나 돌아다녀볼 요량이었지만...흠....대중교통이 없군.

그냥 터미널에서 어영부영하다 4시쯤에 노고단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노고단으로 열심히 올라가던 버스가 조그마한 초소같은데 서더군..

그리고 두사람이 올라와 티켓을 끊으라고 한다..노고단가는 이도로가 천운사란 절이 보유한 지역을 통과하므로 천운사입장권을 사야한다는것. 1500원.

현대판 산적인 셈이다.


성삼재에 도착하여 노고단으로 걷기시작.


의외로 많이 올라가야하는군.


이곳은예전 지리산 시작을 화엄사에서 했을때 나온곳.

이때 성삼재에서 이 좋은길로 설렁설렁 올라오는 사람들 보고 허망한 느낌이 들었었다.


음..왜 이길이 기억이 안나지..너무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지리산은 무박으로 종주하는 사람, 1박2일로 오는사람, 2박3일, 3박4일등 다양하다.

대부분은 2박3일이 많은듯 하다..

사진속 사람들은 나랑같은 3박4일 코스였다. 노고단에서 중산리까지 계속 보이더군.


노고단에 도착해 짐풀고 밖에서 설렁설렁 돌아다녀본다.

생각보다 날씨는 춥지 않았다.

밤이되도 벤치에 누워 별을 30분은 본듯.

사진상으로 제대로 안나오는게 아쉽군.


다음날 아침. 노고단을 시작으로 걷기 시작.

근데 대피소에서 물을 채우고 오지 않은게 큰 낭패였다.

반병남짓 남은걸 중간에 물을 보충할수 있을듯 해서 그냥 떠난것이다.

중간에 반야봉을 들르지 않고 갔으면 그나마 괜찮았을텐데, 반야봉을 갔다 가려니 반도 못가 물이 바닥나버렸다.

가느길 내내 어디 물 흐르는데 없는지만 두리번 거리며 갔다. 중간에 버려진 생수통에 남은 물로 조금 입만 축였다.

그리고 연하천 대피소까지 가서야 물을 마실수 있었다.

하여간 노고단 지나 가는중

이놈의 뱀은 정말 싫다.


반야봉.

시간여유도 있어 둘른 반야봉.

아무것도 없다. 사람도 없고...


전라도와 경상도가....하여간 거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또 만났네...


벽소령에서 두번째밤을 지내고, 아침에 출발하면서 찍어보았다.

벽소령...이름은 예쁜데 시설은 제일 안좋다. 노고단이 호텔이면 여긴 여관.
화장실이 문제다. 취수장을 가려면 화장실을 지나가야하는데 그때마다 휘몰아치는 냄새는...후~

중간에 만난 샘터.

물도 채우고, 머리도 깜고, 세수도 하고 시원하다.

표지판에는 옛날에 항상 천대를 받던 사람이 사후라도 한을 풀기위해 샘터 위에 무덤을 썻다는 내용이 있다.

물을 마실때 마다 고개를 숙이니 말이다.

흠...정말 저 돌무덤밑에....흠...하여간 그때는 그런거 생각할 겨를 없다. 물만 시원하다.


좌측으로 보이는 백무동.


중간에 도착한 세석 대피소.

경치도 좋고, 화장실도 좀 떨어져 있고


세석을 조금 지나 나온 촛대봉

바위에 드러누워 1시간은 있었던듯.

안개가 계속 올라와 햇빛도 많이 가려주고해서 수건하나 깔고 누워 있었다. 노래 들으며.



세석대피소부터 장터목까지의 구간이 대부분 능선이고 경치가 좋았다.

안개만 거치거나 차라리 비라도 왕창 오면 운무라도 볼텐데..아쉽다.

하여간 설렁설렁 장터목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장터목도 경치는 좋으나, 이날은 하루종일 안개가 치고 올라와 아쉬었다.

최악의 화장실 장터목.. 널 잊지 않을테다.

볼일을 보러 갔다가 쪼그리고 앉았다가 5초를 못버티고 포기하고 말았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바람때문에 여기 있다가는 내몸이 썩을것 같은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바람불어오는 화장실 뒤에 대피소가 있어 창문을 열수 없었다.. 창문만 열면..그냄새가..

국립공원관리소가 자연보호라는 명목하에 시설을 너무 관리하지 않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쨋거나 장터목에서 하루밤자고, 새벽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무리에 섞여 천왕봉을 올랐다.

결과는 보는바와 같다.

어제은 안개가 계속해서 올라와 결국 일출은 보지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바위틈에서 안개바람을 피하며 1시간반정도 기다려 봤지만 헛일이었다.


결국 아쉬운 마음을 접고 중산리로 하산


저건 왜 메달아 놨을까...


중산리로 내려가던중 제일 마음에 드는 장소

탁트인 공간에 넓직한 바위


등산의 마지막 탁족으로 마무리한다.


중산리 입구


그때 감은 아직 익지 않았더군.


다녀오고 나서

햇빛은 많이 노출 안됐다고 생각했는데도 양말을 벗어보니 종아리와 발목사이의 피부색이 확연히 구분되는군.

한끼 소시지3개는 많은 양이었다. 총 18개 먹었더군. 그니깐 한끼에 2.25개

소시지가 질리지는 않았다. 그냥 맛있게 먹었다. 다만, 남들은 그럴싸하게 밥해놓고 먹는데 소시지만 먹으려니 쫌 민망하더군.

그토록 꿈꾸던 "푸른하늘,뭉게구름,시원한바람소리,한가로운시간..." 흠...대부분 바라던대로 느끼고 왔지만..대피소에 도착해서는 한가롭게 뭔가 느낄게 없다. 내내 안개만 쳐 올라오니 밖에서 여유롭게 거닐상황이 아니다.

3박4일은 너무 길었다.

대피소가 이렇게 열악했나 싶다. 이걸 왜 예전에 다닐때는 몰랐을까. 화장실도 그렇고, 세수도못하는것도 그렇고, 특히 먼지 풀풀나는 방안, 비좁은공간에서 이를 빠득빠득 가는놈 사이에서잠을 애써 청하는것도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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